
역시 시오노 나나미 씨의 책이다보니, 나름 어린 나이에는 참 읽기가 쉽고 재미있었다. 이전까지 전혀 몰랐던 베네치아에 대한 사실-건국, 4차 십자군, 레판토 해전 등-은 새로 알거나 전혀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게 되었던 것은 큰 수확이었다. 베네치아의 독특한 특징, 문화도 중세 유럽에는 기사와 레이디 등의 봉건제만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나의 착각을 시원하게 날려주었다. 아직 견문이 넓지 못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에서 베네치아 사에 대해서 전체적으로 다루는 서적은 거의 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아니, 이탈리아의 도시 국가들에 대한 책은, 본 기억이 없는 것 같다. 따라서 그 당시의 나에게는, 이 책을 읽게 된 후에 유럽 역사을 다시 볼 수 있었던 것이고, 베네치아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되었다.
시간은 흘렀고, 바다의 도시 이야기는 다시 멋진 하드커버로 나오게 되었다. 예전에는 교보문고의 책 사이에서 읽었던 그 책을, 이번에는 구입해서 읽었다. 다시 읽게 된 이 책은, 과거와는 다른 느낌으로 보게 되었다. 시오노 나나미 씨는 글을 쓰면서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국가를 묘하게 편애하는데, 다시 읽게된 그녀의 베네치아도 그런 느낌이었다. 처음 알게된 베네치아가 완벽한 이미지였다면, 다시 읽게 된 베네치아는 화장을 진하게 한 여자같았다. 무엇보다 그 때는 노리치의 '베네치아의 역사'를 막 읽은 터라 더욱 비교가 되었다. 노리치 씨도 비교적 베네치아에 대해서 호의적으로 쓰긴 했지만, 비판해야 하는 곳에서는 비판을 했는데, 바다의 도시 이야기는 그런 이야기가 전혀 없다. 바다의 도시 이야기에는, 크레타 섬의 반란, 키프로스 섬 주민들의 혹사, 폐쇄된 정치 등은 언급되지 않거나 매우 간략하게 언급된다. 아마 그래서 그런지 하권에는 베네치아의 말년을 묘사하는 대신 문화나 예술에 관한 설명만을 주로 한 것 같다. 과거 지중해 무역을 주도했던 국가가, 이오니아 지방에서 올리브와 과일 등을 교역했다는 사실이 체면에 안 섰기 때문이었을까. 베네치아의 멸망도, 베네치아가 최후의 항전을 거부하고 보나파르트에게 항복한 것처럼 나오지만, 사실과는 약간 다르다. 대포의 발전 때문에, 섬으로써의 베네치아의 지리적 이점이 상실한 상태에서, 베네치아는 항복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베네치아는 대한민국에게 여러가지 교훈을 주는 나라다. 상권을 보면, 상업 국가로써의 베네치아는 여러가지로 배울 수 있는 점이 많다. 다만 하권에서는 반면교사로 삼을 부분이 별로 나오지 않는 것이 이 책의 아쉬운 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by 윤희




최근 덧글